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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ITORIAL · 2025-Q2
관점

아이돌은 누구의 것인가
2025년 봄, 계약이 음악을 이겼다

2분기 한국 가요계의 가장 첨예한 장면은 무대가 아니라 법정에 있었다. 뉴진스가 소속사 어도어를 상대로 벌인 전속계약 분쟁은 5월의 가처분과 6월의 항고 포기로 사실상 산업 전체의 질문 하나를 남겼다. 우리는 지금 누구의 산업을 보고 있는가.

KONTENTS INDEX 편집부 · 읽기 4분
서론

2025년 4월부터 6월까지, 한국 K-POP의 가장 뜨거운 사건은 컴백도 신곡도 아니었다. 서울중앙지방법원이었다. 5월 30일, 법원은 뉴진스 멤버들이 소속사 어도어의 승인 없이 독자적인 연예 활동을 할 수 없다는 가처분을 인용하며, 위반 1건당 10억 원의 배상을 명령했다. 3월 21일과 4월 21일에 이어 같은 결론이 세 번째로 확정된 순간이었다.

그리고 6월 말, 멤버들은 이 가처분에 항고하지 않기로 했다. 무대 위에서 'NJZ'라는 새 이름으로 독립을 선언하고, 멘탈과 감정의 한계를 호소하던 그 격렬했던 봄은, 가장 조용한 방식으로 매듭지어졌다. 활동을 멈춘 채. 이 침묵이야말로 2분기를 규정한 사건이다.

법은 계약을 보호했다, 음악이 아니라

분쟁의 발단은 2024년 4월, 하이브가 어도어 경영권 탈취를 주장하며 민희진 당시 대표를 겨냥하면서 시작됐다. 1년이 지나 법원이 내린 판단의 핵심은 단순하고 냉정하다. 대표의 해임이 곧 회사의 계약 위반은 아니라는 것. 즉 프로듀서가 떠나도, 아티스트는 계약서에 남는다.

이 논리는 법적으로 깔끔하지만 산업적으로는 폭발적이다. K-POP은 오랫동안 '아티스트와 제작자의 케미스트리'를 상품의 핵심으로 팔아왔다. 그런데 법원은 그 케미스트리를 계약의 본질에서 분리했다. 아티스트가 자신을 가장 잘 이해하는 사람과 일할 권리보다, 자본이 설계한 IP 구조의 안정성이 우선한다는 신호다. 멤버들에게 음악은 표현이지만, 시스템에게 그들은 7년짜리 자산이다.

반론은 분명히 존재한다. 표준전속계약은 무한정 이탈하려는 아티스트로부터 막대한 선투자를 회수해야 하는 제작 산업을 지키기 위한 최소한의 방파제이며, 이것이 무너지면 누구도 신인에 투자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타당하다. 그러나 그 방파제가 활동 자체를 0으로 만들어 버릴 때, 우리는 무엇을 지키고 있는지 되물어야 한다.

법정 밖, 더 조용한 위기

사실 이 송사가 2분기 내내 헤드라인을 독식한 데에는 이유가 있다. 그만큼 무대에서 터져 나온 새로운 동력이 빈약했기 때문이다. 2025년 상반기를 결산한 데이터들은 한 방향을 가리킨다. 상위 400곡의 디지털 소비는 전년 대비 6.4% 줄었고, 2019년 정점과 비교하면 무려 49.7%가 증발했다. 실물 음반 판매도 9% 감소해 4,240만 장에 그쳤다.

무엇보다 결정적인 건 신인 걸그룹의 부재다. 1년 전 상반기엔 톱10에 다섯 팀의 걸그룹이 있었지만, 2025년 상반기엔 셋으로 줄었고 시장에 새 활력을 불어넣을 돌풍급 루키가 끝내 나오지 않았다. 팬덤을 새로 만들어내는 엔진이 멈춘 것이다.

해외에선 다른 그림이 그려진다. K-POP은 여전히 글로벌 주류를 향해 확장 중이다. 문제는 그 확장의 문법이다. 한 음악평론가의 지적처럼, 많은 그룹이 '글로벌 접근성'을 위해 영어 가사와 좁은 장르 안으로 수렴하면서, 정작 국내 청자의 피로를 키웠다. 밖을 보느라 안을 잃는, 전형적인 수출 드라이브의 그늘이다.

두 사건은 사실 하나다

뉴진스 송사와 내수 침체는 별개의 뉴스처럼 보이지만, 같은 뿌리에서 자란 두 가지다. 둘 다 K-POP이 '아티스트 중심 산업'에서 'IP 중심 산업'으로 이행했음을 증언한다. 아티스트는 케미스트리와 서사로 팬을 만들고, IP는 계약과 카탈로그로 자산을 지킨다. 전자가 약해지면 신인이 안 나오고, 후자가 강해지면 법정이 음악을 멈춘다.

2분기의 진짜 교훈은 승패가 아니다. 법원은 누가 옳은지 가렸을 뿐, 산업이 무엇을 잃었는지는 가리지 않았다. 가장 화제성 높은 4세대 걸그룹 하나가 분기 내내 단 한 곡도 발표하지 못한 채 멈춰 있었다는 사실 — 그 공백이 바로 비용이다. 시스템은 자산을 지켰지만, 그 자산은 노래하지 않았다.

결론

2025년 봄, 한국 가요계는 계약이 음악을 이기는 장면을 똑똑히 목격했다. 그것은 한 그룹의 비극이면서, 동시에 산업이 스스로를 어떻게 정의하는지에 대한 선언이었다. 자본의 질서는 견고해졌고, 창작자의 운신은 좁아졌으며, 그 사이 새로운 스타를 길어 올릴 우물은 말라가고 있다.

아이돌은 누구의 것인가. 법은 답을 내렸다. 그러나 산업의 답은 아직 나오지 않았다. 분기마다 법정 소식이 신곡 소식을 압도하는 한, K-POP이 지키고 있는 것이 음악인지 아니면 음악을 담은 그릇뿐인지, 우리는 계속 물어야 한다. 다음 분기의 헤드라인이 다시 무대로 돌아오기를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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